2015년 8월 30일 일요일

세계 테마 기행, 중앙아시아 고원 기행, 생명의 젖줄을 품다, 파미르, 세계의 지붕에 사는 사람들, 비밀의 땅, 야생의 삶, 하늘 위의 산, 톈산(天山)으로 가는 길 (출처 : EBS 세계 테마 기행 2015.8.31~9.3 방송)


세계 테마 기행, 중앙아시아 고원 기행, 생명의 젖줄을 품다, 파미르, 세계의 지붕에 사는 사람들, 비밀의 땅, 야생의 삶, 하늘 위의 산, 톈산(天山)으로 가는 길, 중국,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출처 : EBS 세계 테마 기행 2015.8.31~9.3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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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높은 곳에 펼쳐진 광활한 대지
태양신의 자리라 불리던 곳
파미르로의 여정은 삭막한 고원에 생명을 틔워내는 판즈(Panj) 강을 따라 시작된다
 
운석이 만든 아름다운 호수 카라쿨(Karakul)
자연이 만든 또 다른 천국 가름 체아쉬마(Garm Chashma) 온천
푸른 하늘 아래 붉게 빛나는 차린 협곡(Charyn Canyon) 그리고 톈산 산맥까지
하늘과 가까운 이곳의 풍경들은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고고한 장벽만큼이나 웅장하다
 
그리고 그 속에는 오랜 시간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온 사람들이 있다
 
이 모두를 담으러 세계의 지붕, 파미르 고원으로 떠난다 

1. 생명의 젖줄을 품다, 파미르 - 831일 오후 850

  파미르에서의 여정은 파미르 하이웨이(Pamir Highway)라 불리는 M41번 도로를 따라 시작된다. 도로를 따라 흐르는 강은 판즈(Panj) . 강의 일부는 아프가니스탄과 타지키스탄 사이를 흐르며 자연스럽게 국경 역할을 하고 있다. 가깝고도 먼 나라 아프가니스탄. 거센 강물 소리는 거리감을 일깨워준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산의 눈과 빙하가 녹아 아래까지 내려왔다. 그래서인지 강물은 거세다 못해 맹렬해 보인다. 불어난 물은 메마른 고원 곳곳에 생명을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목숨을 앗아가기도 한다.
  우여곡절 끝에 출발 3일 만에 도착한 파미르 고원. 싱그러운 초지가 펼쳐진 광활한 대지를 마주하자 이제까지의 고생이 눈 녹듯 사라진다. 초원을 거닐다 소꿉놀이를 하고 있는 소녀들을 만났다. 아이들의 손에 이끌려 도착한 블룬쿨(Bulunkul) 마을. 규모는 작지만 고원 사람들의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곳. 마을 아낙들은 화덕에 모여 다 같이 빵을 굽고, 청년들은 고기를 잡으러 강으로 간다. 동네 아이들 모두가 모여도 열 명 남짓한 조그마한 학교에는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의 명랑한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모두 각자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며 조화로이 살아가고 있는 그들 속에 잠시 머무르며 이들의 소박한 삶에 동참해본다

2. 세계의 지붕에 사는 사람들 - 901일 오후 850

  세계의 지붕에서 맛보는 일 년은 어떨까? 이곳에도 사계절은 있지만 평균 해발 5천 미터의 삶엔 겨울이 관통하고 있었다. 동절기엔 겨울을 나고 하절기엔 겨울을 준비한다. 만년설과 빙하가 녹아 부드러워진 흙을 물과 함께 짓이겨 만든 흙벽돌로 축사를 만들고, 부지런히 소똥을 말려 창고 가득 비축해 놓는다. 최고 마이너스 65도를 기록한 적도 있는 이곳이기에, 겨울이 오기 전 미리미리 우물도 보수해 놓아야 한다. 사람들이 조금씩 월동 준비를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름은 여름이다. 이 시기 파미르에선 생명의 흔적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척박한 땅에도 생명은 피어난다.
  초록빛의 호수라는 뜻을 가진 야실쿨. 파미르에서 물고기가 잡히는 몇 안 되는 호수 중 하나이다. 야실쿨은 댐 때문에 생겨났다. 하지만 인간이 만든 것은 아니다. 빙하 퇴적물이 쌓이고 쌓여 알리추르 강을 막아 생겨난 자연의 산물이다. 이 댐은 길이만 4 km에 너비는 100 m를 넘는다. 사람의 힘으로 만들 수야 있겠지만 이 정도 규모로 지었다가는 근처 생태계가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 변화를 일으켜도 조화는 유지하는 자연의 위대함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무르갑을 향해 달리다가 만난 가름 체아쉬마(Garm Chashma) 온천. 투명한 보통 물과 달리 오묘한 하얀 빛을 띠는 이 신기한 온천수는 피부병에 아주 좋다고 한다. 잠시 발길을 멈추고 한가로이 온천욕을 즐기며 그간 쌓인 여독을 말끔히 풀어내었다.
드디어 도착한 고산 도시 무르갑. 동부 지역 최대의 도시이자 파미르에서 가장 높은 곳이 있는 도시인 무르갑은 여러 도로들의 허브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그 지역 무역 중심지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곳의 명물은 바로 컨테이너 시장. 단순하지만 없는 게 없는 이곳을 구경하다가 뜻밖의 물건을 발견했는데.
  여행의 또 다른 묘미는 바로 먹는 재미. 무르갑에서 만난 파미르인의 호의 덕택에 간만에 입호강을 해본다   
3. 비밀의 땅, 야생의 삶 - 902일 오후 850

  블룬쿨보다 더 외딴 곳에 있는 무즈콜(Muzkol)에 도착했다. 지도에서도 찾기 힘든 이 험한 오지에서도 사람들은 살아가고 있었다. 파괴되지 않은 자연 속에서 평화로이 야크를 치며 살아가는 그 모습은 자연과 닮았다. 넉넉지 못한 유목 생활에서 젖과 고기, 연료까지 주는 야크는 고마운 동물. 야생성도 강해 먹이도 혼자 알아서 잘 찾아 먹기 때문에 늑대 문제만 빼면 손이 거의 안 가는 가축이라 할 수 있다. 야크를 돌본다기보다 그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자들 곁에 머무르며 자연과 공존하는 법을 느껴본다.
  파미르를 뒤로 한 채 톈산(天山) 침불라크를 향해 차를 몰았다. 중국,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그리고 우즈베키스탄까지 무려 4개국이 맞닿아있는 곳이기에 국경 통과는 이곳의 날씨만큼이나 힘들다.
  겨우겨우 도착한 카자흐스탄에서 우릴 맞이한 것은 자연이 빚어낸 비경 차린 협곡이었다. 푸른 하늘 아래 붉게 빛나는 협곡의 모습은 가히 압도적이다

4. 하늘 위의 산, 톈산(天山)으로 가는 길 - 903일 오후 850

  이번 기행의 종착점, 톈산(天山). 이곳을 향해 가는 여정은 일리에서 시작된다. 여름이 다가오면 톈산이 이고 있던 만년설과 빙하는 물이 되어 흘러 내려와 대지를 촉촉이 적신다. 신선한 물을 듬뿍 받은 초원은 다른 많은 생명들을 먹여 살린다광활한 스텝지역에서 오아시스를 만나고 거기서 낙타떼를 만나다
  카자흐스탄 최대 호수인 캅차가이 뒤편으론 장엄한 톈산 산맥이 당당히 자리 잡고 있다. 희뿌연 안개 너머로 보이는 톈산은 산맥이라기보다는 마치 구름 같아 보인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아름다움을 넘어 숭고함 마저 느껴진다.
() 없이는 중앙아시아를 이야기 할 수 없다. 황량하고 척박한 고원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람들은 유목의 삶을 선택했다. 초원에서 평화로이 말을 타고 유랑하던 삶은 중세가 되면서 완전히 바뀌었다. 기마전술이 발명되었기 때문이다. 기마병으로 분한 유목민족들은 특유의 기민함과 신속성으로 위용을 떨쳤다. 이제 사람들은 더 이상 말을 타고 싸우지 않는다. 그래서 기마병들은 자연스레 역사 속으로 사라져갔다. 하지만 그 위대한 기상만은 콕보루라는 전통 기마놀이로 남아 후손들에게 이어지고 있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하지만 완전히 사라지는 것도 없다. 그저 그 형태가 달라질 뿐. 파미르가 고고한 것은 그 높이 때문만이 아니라 생명의 순환을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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